shymoon  
Front Page
Tag | Location | Media | Guestbook | Admin   
 
D-2

파이널 디펜스가 이제 이틀 남았습니다.

좝마켓이라는 살떨리는 관문을 이미 지난지라 떨리거나 불안한 마음은 없습니다만, 왠지 긴장이 되네요. 지난 6년간 지켜봐주던 교수님들께 그래도 끝까지 잘보이려는 마음이 있나봅니다.

박사과정의 시간은 큰 업적을 남기는 연구를 한다던가 하는 시간이 아닌었던 것 같습니다.

끊임없는 열등감과 잊을만하면 끼어드는 교수태클 동료태클 경제적어려움 태클 등을 그냥 꾹 엉덩이 붙이고 앉아 하나하나 참아가는 관문이었단 생각이 드네요.

어딜가서 이런 인고의 6년을 보내고 수련을 쌓겠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에게 큰 배움을 주는 시간이었네요.


요즘에 제게 가장 큰 키워드는 평생 애송이임을 잊지 말자 입니다.

박사학위를 받고 졸업을 하지만, 교수님들 눈에는 정년퇴임하는 할아버지 연구자 눈에는 제가 얼마나 애송이 일까요? 그런데 그 앞에서 내가 많이 자랐다고 여기고 행동하면 얼마나 우스울까요?

하나님앞에서 우리 모두 그런 것 같습니다. 신앙의 성숙이란 것이 또 그런 것 같습니다.

요즘 주변에서 만나는 사람들 중에 성숙된 신앙이란 단어에 너무 자신을 얽어매는 '훌륭한' 기독교인이 많이 보입니다.

한곳에 멈추어 성장이 없는 것이 더 경계해야할 점이겠지만, 성숙하고 훌륭한 크리스챤의 모습에까지 (여기서 보면 보이지 않는 잣대가 그리스도인들 가운데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자라고자, 어린아이같은 순수함을 잃어버리는 휼륭한 기독교인의 모습이 저는 왜 자꾸 더 안쓰러울까요. 모든일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하는 것보다, 하나님은 오히려 달라고 떼쓰고, 하나님께 삐지기도 하고, 속상한 속마음을 얘기하는 우리의 예전 모습이 그립지는 않으실까요?


사람들은 아이를 키우면서 그 아이를 사랑하는 자신의 모습에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많이 느낀다고들 하는데, 전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제가 다혜를 사랑하는 마음에서는 그런 거룩한 사랑은 아직 못 찾아보고 있습니다만, 다혜에게서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봅니다.

내가 미운 외모를 하고 있어도, 냄새가 나도, 야단을 쳐도, 밥을 안 줘도... 다혜는 저만 줄곧 사랑해줍니다. 이제나 저제나 엄마가 오는가만 신경쓰고, 아침에 일어나서도 엄마 얼굴부터 먼저 찾고, 어쩔땐 자기 사랑을 어떻게 표현할 줄 몰라 저를 아프게 꽉 깨물기도합니다.

이런 조건 없는 사랑은 아직 아기인 다혜한테서만 오겠지요?

다혜도 크면, 엄마가 이쁘기를 바라고, 엄마가 야단치면 문을 걸어잠글 것이며, 밥안주면 신경질을 부리고, '엄마 미워'하면서 문을 꽝 닫기도 하겠지요.

다혜가 아직 조금이라도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품고 있을때 저도 그냥 내 모습 이대로 더 다혜의 사랑을 듬뿍 받을랍니다. ㅎㅎ









신고
Commented by indol at 2012.07.18 14:54 신고  r x
디펜스 잘 마친 것 축하해요. 그동안 수고 많았어요. 작은사람 낳고 기르느라 많이 애쓰고, 자는 시간 아껴서 공부하고......
대견해요~
Commented by 하워드 at 2012.07.18 16:21 신고  r x
잘 마치셨군요, 축하드려요- 대단하십니다 ^^ 함께 수고하신 인돌님과 다혜도 수고하셨어요!
Commented by HJ at 2012.07.27 19:24 신고  r x
그런거구나..아이를 낳아서 키우면서 이렇게 다른 묵상을 할 수 있는거구나 :) 근데 왜 우리 수아는 나를 아직 안 깨물지? 침만 질질 묻히던데 ㅎㅎㅎ
언니. 너무너무 수고 많았구 6년이라는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옆에서도 느낄수가 있네. 축하하고 축하해요!!!


name    password    homepage
 hidden


근황
우와 벌써 25년 정도 되었나봅니다. 국민학교에 처음 들어가서 지금까지 학교에 있었으니...
그동안 경험삼아 3D animation을 만드는 벤처회사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했던 일년을 제외하고는, 경제활동이란 것을 해본 적 없이 그냥 공부만 하면서 달려왔습니다.
이제 정말 그 끝이 조금씩 보이고 있나봅니다.

어렷을 적에 그냥 공부를 좀 잘한다는 이유로 (좀 잘한다는 것은 참 애매한 것입니다. 본인이 힘들고 주변이 힘들고...) 아무 생각없이 대학을 가고, 석사를 하고, 박사를 진학했습니다.
박사과정 중에는 이 길이 내 길이 아니라는 생각에 참 방황을 많이 했습니다만, 패어팩스 강선생님의 촌철살인과 같은 조언에 힘입어 지금까지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그런 말씀을 해주셨지요..
"서연자매가 여기까지 온 것이 (그 시점이 박사 1년차 마칠때였어요) 다 서연자매가 잘나서 오게 된 것이라 생각하느냐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조금이라도 인정한다면 지금 어느 자리에 있건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야지요."
그때 그 말씀이 참 옳다고 생각했고, 그 후부턴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다혜를 낳고 기르면서 남들과 비교하면 성과가 더디었을 수는 있지만요..

엄청 많은 학교에 원서를 내고 1차 인터뷰 과정을 거치고 2차로 캠퍼스 비짓을 다니고 하면서, 다혜와 남편을 참 많이 고생시킨 3개월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가 얼마나 모자란지만을 뼈져리게 깨닫고 학교로 가는 시도는 좌절이 되었습니다. 아마도 이 지역에 있는 정부기관에서 일하게 될 것 같습니다.

왜 그 꿈을 가지게 되었는지 적절한 이유도 없지만 20년간 가지고 있었던 제 꿈은 이제 당분간(?) 좌절이 되었고, 그 과정에서 들은 말들, 겪은 과정들이 큰 상처가 되고 자존심이 상합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 세식구는 이 지역에서 좋으신 분들과 함께 계속하여 행복하게 같이 살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career보다 더 큰 가치를 두고 있었던 가정과 공동체가 하나님의 기준에서도 다시 한번 큰 가치로 확인된 것 같아 한편으로는 많이 기쁩니다.
제레미 린이라는 기특한 농구 선수 청년이 어느 인터뷰에서 했던 말처럼,
God's finger prints are all over the places in my life
라고 고백할 수 있는 나의 삶의 후반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신고
Commented by woodykos at 2012.03.01 17:06 신고  r x
축하드려요! 뭔가 취직이 그래도 되는 분위기인건가요? ^^
저도 왕년에 공부 좀 잘했던 사람으로서... 깊이 공감이 갑니다.
그런데, 삶의 '후반기'라고 쓰기엔.. 케이티는 아직 너무 어린(?)것 아닌가요? ㅎㅎ

인생에 좌절이 없는 사람은요,
하나님께서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이거나 (뭐 그런 사람이 있겠습니까만...)
아니면 하나님께서 다루실 필요가 없는 삶이거나 (뭐 이런 사람도 없죠....)
그렇지 않으면, 그 사람의 '꿈'을 다룰 여력이 없을만큼 그 사람의 다른 부분이 심하게 망가져 있는 사람이 아닌가 싶습니다.

적어도 위의 세부류는 아니것이지, 참 감사하죠?
어쨌든, 많이 축하드려요!

이왕이면, 다 같이 저희 동네로 오시면 참 좋겠는데요... ㅎㅎ
Commented by 당신과가는길 at 2012.03.01 23:16 신고  r x
아니요 우리 동네로 오세요, 우리 교회도 같이 다니고.

저도 모든 일에는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믿고 개기고 있습니다.
인내와 감사 뭐 이런 교과서적인 말보다 따뜻한 커피 한잔과 머핀 하나 사드리고 싶군요.

다음에 소똥이엄마랑 같이 갈께요.
Commented by 무지개우산 at 2012.03.02 12:31 신고  r x
케이뒤, 정말 축하해.
무엇을 하든 결과적으로 그게 다 인생의 도움이 된다는 사실. 잘할꺼라 믿어.지금까지 오랜 시간을 공부해온 것이 정말 기특하기까지 하네. 그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거덩. ㅋㅋ
취업 기념으로 우리 동네는 어때? 난 우리집 밥으로 축하해줄께. ^^
-요즘 인내와 감사라는 교과서적인 말을 무지하게 쓰고 있는 SH가-
Commented by HJ at 2012.03.07 11:44 신고  r x
언니. 정말정말 애 많이 썼어요. 공부하랴 다혜 키우랴 집안일 하랴..이까지 세식구 건강하게 온것만해도 너무 감사한 일인걸? 또 하나의 새로운 출발일텐데 그곳에서도 좋은 사람들, 즐거운 일 하면서 유익한 시간 보내길 바래요. 언니는 잘 할수 있을꺼야!
Commented by 패더러 아빠 at 2012.03.20 20:56 신고  r x
감사할 따름이지요.... 하나님께서 어떻게 인도하실지는 아무도 모른답니다. 다만 그를 신뢰하고 나가는 것이지요. 가까이서 그런 길을 가게 됬다니 더 감사하네요.

name    password    homepage
 hidden


30 인치의 행복


범블이가 뒤집기를 성공한지 채 한달이 조금 넘은거 같은데, 요즘에는 거의 매스터 요다가 날라다니는 수준이다. 그래서 어른 침대에 앉히거나 눕혀 놓았을때는 어디로 굴러가서 떨어질지 몰라 특별히 주의하고 보고 있다.
하지만 보통 잠이 들면 침대에 눕혀놓고 나와 남편은 다른 일을 한다. 설겆이도 하고 이유식도 만들고, 공부도 하고 등등... 범블이는 자다가 깨면 꼭 엄마~~ 하면서 왕왕 울어버리는 특징이 있기때문에, 우는 소리가 나면 급히 달려가면 되므로 침대에서 떨어질 염려가 없었다.
(물론 아기 크립이 있긴하지만 처음에 거기서 혼자 잠들지를 못하기때문에 가장 첫잠은 우리 침대에서 내가 같이 누워서 재우고 있다.)
그런데 어느날 남편과 같이 빨래를 널고 있었는데, 갑자기 침대쪽에서 퍼억 하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나선 범블이의 대성통곡이 들렸다.
갑자기 범블이가 자신의 characteristic을 버리고 자다가 깨서도 울지 않고, 혼자 웃으며(?) 열심히 침대 끝까지 기어가서 떨어져 버린 것이다.
다행히 남편이 우연히 바닥에 던져놓은 베게 위로 추락을 해서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놀란 나와 남편은 침대를 낮추고 매트리스만 깔고 살기로 합의를 보았다. 그래서 그 밤에 부랴부랴 침대를 분해하고 프레임과 박스 스프링을 치우느라 애를 썼다.
그리고 나서 막상 자려고 누웠는데....글쎄 이게 왠걸 너무너무 이상한 기분이 드는 것이다.
과장이 심한 나는 그 기분을 불행하다고 표현했고, 남편은 자신감이 추락한 기분이라고 했다.
그 몇십인치 바닥으로 내려가서 자는 것 뿐인데도, 높이서 자다가 바닥에 붙어자려니 심한 자신감 상실의 기분이 따라왔다.
나 혼자만의 기분이면 내가 좀 예민하다고 하겠지만, 왠만한데 감정 기복이 없는 남편도 같은 기분을 느꼈다니 정말 무언가가 있는 모양이다.
그리고 우리는 바로 다음날 다시 침대를 높이 올렸다. ^^;
비록 범블이는 이제 크립에 갇혀서 엉엉 울다 잠드는 신세가 되었지만, 우리는 30인치의 자신감을 다시 회복했다.
침대가 만들어주는 묘한 자신감이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실험해보시기를~
신고

name    password    homepage
 hidden


BLOG main image
 Notice
 Category
분류 전체보기 (29)
 TAGS
 Calendar
«   2017/08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Recent Entries
D-2 (3)
.. (5)
3..
.. (3)
.. (2)
.. (7)
.. (12)
.. (6)
.. (1)
M.. (4)
 Recent Comments
그런거구나..아이를..
HJ - 2012
잘 마치셨군요, 축하..
하워드 - 2012
디펜스 잘 마친 것..
indol - 2012
감사할 따름이지요....
패더러 아빠 - 2012
언니. 정말정말 애..
HJ - 2012
케이뒤, 정말 축하해..
무지개우산 - 2012
아니요 우리 동네로..
당신과가는길 - 2012
축하드려요! 뭔가 취..
woodykos - 2012
헤헤..도움이 되었다..
무지개우산 - 2011
승혜 언니, 이렇게..
케이뒤 - 2011
 Recent Trackbacks
 Archive
2012/07
2012/03
2011/07
2011/04
2011/03
 Link Site
Soli Deo Gloria
Peregrino
Let the Brain and Heart M..
메용이의 기쁨몰이
Dr. C의 새블로그
무지개우산
Simple Life
목수의 졸개
당신과 가는 길 Christus L..
지휘자님
Jintae's Journey
be still and know
Life in Sarahland
eungyu: take two
ㄱㄷㅇ
 Visitor Statistics
Total : 10,153
Today : 0
Yesterday : 6
rss
 

티스토리 툴바